
너의 친구지만 가족이 되어줄게, 계속 곁에 있을게, 라고 말해주었던 소중한 친구가 있다. 많이 도와주고 싶고, 내가 필요하다면 기꺼이 시간을 낼 수 있는 아끼는 친구다. 오랫동안 변함없이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커밍아웃 한 것이 발화점이었는지, 오늘 내가 베푼 행동들과 사소한 칭찬을 오해한 것 같다. 플러팅 하는거야? 라는 말을 듣고 당황했다. 전혀 그럴 의도도 없었고, 여태 해왔던 말과 행동이었다. 다시 생각해보니 기분이 안좋은걸 넘어... 처참했다.
이전에도 그런 경험이 있다. 꾸준히 친한 친구였는데, 커밍아웃 이후로 나에게 플러팅을 한다. 이를테면, 내가 최근 어떤 여자 가수가 춤도 잘추고 노래도 잘해 멋있다고 하니, 네 마음에 들려면 연습해야겠다, 노래방 가자 보여주겠다, 나는 어떠냐 이런 식이다. 심지어 그는 만나는 이성 애인이 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별로다. 잘못된 해석과 오해는 불쾌하다. 안그랬으면 좋겠다. 내가 너에게 정체성을 밝힌 것은 플러팅을 하려는 의도도 아니고, 장난같은 플러팅을 당할만한 일도 아니다. 난 여전히 같은 마음으로 그들을 대하는데, 어째서 이런 흐름으로 이어지는지...
이런게 의식없는 먼지같은 차별이구나. 나는 괜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내 행동과 말을 점검하고 검열해야 하는구나. 속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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